어제까지만 해도 코스피가 또 꺾이는 거 아니냐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나왔습니다. 전날까지 이어진 기술주 조정 우려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불안한 분위기가 짙었습니다.
그런데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기술주가 반등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나스닥 종합지수가 0.83% 오르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63%나 뛰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증시도 장 초반부터 들썩이기 시작했습니다.
4일 코스피는 개장과 동시에 3%대 급등하며 5821.22까지 치솟았습니다. 전 거래일 대비 172포인트 넘게 오른 수치입니다. 다만 이후 외국인 매도세가 들어오면서 상승폭이 1%대로 줄어드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간밤 뉴욕에서 대체 무슨 일이
지난밤 뉴욕 증시에서는 마이크론이 2.58%, SK하이닉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가 2.09%, 샌디스크가 4.78% 올랐습니다. 반도체 업종이 일제히 반등하면서 투자 심리가 살아난 겁니다.
특히 AMD는 3분기 AI 데이터센터 칩 수요가 급증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냈습니다. 여기에 4분기 가이던스까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반도체 전반에 훈풍이 돌았습니다. 엔비디아 역시 2.29%, AMD는 3.65% 오르며 동반 상승했습니다.
5700 넘더니 5800까지, 그런데 반나절 만에 식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3%대, 5%대까지 오르며 지수를 끌어올렸습니다. 반도체 대형주 두 종목만으로도 코스피 전체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준 하루였습니다.
하지만 장중 외국인 매도세가 다시 출회되면서 상승 탄력은 빠르게 둔화됐습니다. 장 초반 137포인트 넘게 오르던 지수가 시간이 지나며 상승폭을 상당히 반납한 겁니다. 반등은 맞지만, 끝까지 밀어붙이는 힘은 아직 부족해 보입니다.
반도체는 웃었는데 2차전지는 왜 혼자 울었나
같은 날 2차전지 관련주는 전혀 다른 표정이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5%대 넘게 급락했고, 삼성SDI와 LG화학, 포스코퓨처엠도 2~3%대 약세를 보였습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기술주 반등의 온기가 국내 반도체주로는 빠르게 옮겨왔지만, 2차전지 쪽으로는 번지지 않았다고 설명합니다. 결국 이번 반등은 업종 전반이 아니라 반도체에 쏠린 반등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돈이 몰리는 곳과 빠지는 곳이 선명하게 갈린 하루였던 셈입니다.
미국 중간선거, 반등의 진짜 변수
같은 시각 미국에서는 중간선거가 치러지고 있었습니다. 의회 권력 구도가 어떻게 바뀔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시장에 동시에 작용하면서, 기술주 반등에도 뉴욕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38% 밀린 반면 S&P500과 나스닥은 소폭 올랐습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더 조심스러워집니다. 1980년 코스피 출범 이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11차례를 전수조사한 결과, 선거 직전 종가보다 연말 지수가 오히려 떨어진 경우가 더 많았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지수가 이미 높은 수준인 데다 AI 수익성에 대한 회의론까지 겹치면서, 연말에 상승분을 반납하는 흐름이 반복됐다는 겁니다.
이번에도 지수 자체가 많이 오른 상태라 조정 압력이 쌓여 있다는 점은 비슷합니다. 하루 반등에 들떠서 연말까지 낙관하기엔 변수가 많다는 뜻입니다.
이 와중에 눈에 띄는 매수 타이밍
이런 흐름 속에서 유독 눈길을 끈 매수 사례가 있습니다. 공개된 자산 내역에 따르면 대형 기술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거래가 있었는데, 엔비디아 주식을 매입한 시점이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와 AMD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을 승인해주기로 발표한 지 딱 일주일 뒤였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그 발표 이후 엔비디아는 막혔던 중국 수출길이 다시 열리면서 주가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공교롭게도 그 흐름을 타고 매입 시점이 겹쳤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투자 타이밍이 절묘했다는 반응과 함께 공직자 투자의 공정성 논란도 함께 거론되고 있습니다.
금·비트코인까지 흔든 하루
기술주 반등 소식은 다른 자산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나스닥은 0.83% 오른 반면 다우존스는 197포인트 넘게 내리면서 지수별로 엇갈린 움직임을 보였고, 이 혼조세 속에서 국제 금값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비트코인은 중간선거 불확실성 속에서도 낙폭을 더 키우지 않고 7만7000달러선을 회복하며 저점 방어에 나섰습니다. 기술주 반등 시도와 선거 변수가 동시에 작용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주식과 가상자산을 오가며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반등 끝까지 가는 거냐"는 기대감과 "어차피 하루짜리 반등일 것"이라는 신중론이 동시에 올라오고 있습니다. 단기 반등에 베팅하자는 의견과, 중간선거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는 분위기입니다.

반등일까, 반짝일까
결국 이번 반등을 어떻게 볼지는 두 가지 시선으로 나뉩니다. 반도체 실적이 워낙 좋았으니 추세적 반등이라는 쪽과, 중간선거 결과와 AI 밸류에이션 부담이 여전히 남아 있어 반짝 반등에 그칠 수 있다는 쪽입니다.
실제로 하루 사이 상승폭이 3%대에서 1%대로 줄어든 것만 봐도, 시장이 아직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외국인 매도가 다시 들어온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지수가 하루 만에 5800선 근처까지 간 건 분명 반가운 소식이지만, 그 흐름이 며칠이나 이어질지는 아직 지켜볼 일입니다. 중간선거 결과와 다음 미국 반도체 지표가 다음 방향을 결정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미국 기술주 반등이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질지, 여러분은 어떻게 보시나요?